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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자 이마 탈출기

작성일 2018.01.04

M자 이마 탈출기 

 

 

어릴 땐 이마가 넓어 복이 많단 얘기를 듣고 자랐다. 커보니 아니었다. 이마가 넓고 심지어 M자라 머리를 잡히는 대로 묶을 수 없고, 공들여 묶어도 예쁘지 않았다. 어느 순간 사람을 볼 때 이마는 적당히 넓은지, 모양은 동그란지, 잔머리는 촘촘하게 나 있는지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마가 예쁘면 부러웠고, 나와 비슷하면 안도했다. 콤플렉스를 입 밖으로 꺼내 SOS를 청하기엔 소심했고, 자존심도 상했다. 5년 넘게 같은 헤어 스타일리스트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는데 그녀조차 몰랐다. 아니 민감한 부분이라 알고도 잠자코 있었을지도. 어느 날 앞머리를 자르면 어떠냐고 했더니 “지금 헤어스타일에서 앞머리를 자르면 안 어울릴 것 같아요. 대신 페이스 라인을 따라 잔머리를 좀 낼게요.” 그러더니 머리를 몇 가닥 잡아 가위로 슥슥 잘라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다. 나에게도 잔머리란 게 생겼다. 이마 라인이 동그래졌고, 얼굴까지 작아 보였다. M자 이마 탈출이 이렇게 간단한 거였다니! “실제로 헤어라인 콤플렉스 있는 사람이 많고, 잔머리 커트와 헤어라인 펌, 잔머리 컨투어링 펌을 많이 하는데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이에요.” 직모가 아니라면 잔머리 커트만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고, 직모라면 펌을 하는 게 관리하기 편하다. 헤어라인 커버는 물론 사랑스러워 보이는 잔머리 웨이브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게 관건. 아주 작은 고데기로 C컬 정도 느낌으로 컬을 넣어주되, 컬의 방향만 섞어 스타일링하거나, 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손으로 비비거나 꼬아주면 훨씬 더 연출하기 쉽고 자연스럽다. 잔머리 커트 덕에 이젠 머리 묶는 게 두렵지 않다. 고개를 숙여 두피 쪽에 볼륨감을 주면서 머리를 느슨하게 묶은 다음 이마 라인 잔머리를 양손으로 비비며 자연스럽게 내려주면 무심한 듯 시크한 묶음 머리 완성. 같은 고통을 안고 사는 M자 헤어라인 동지들이 잔머리 커트의 신세계를 경험하면 좋겠다, 지금 당장. 집에서 혼자 잔머리 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준비물은 머리끈, 꼬리빗, 눈썹 칼. 모발이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하나로 질끈 묶고 빗을 이용해 M자 부분에 0.1~0.2cm 정도 모발만 빼서 눈썹 칼로 사선으로(안쪽에서 바깥쪽으로 갈수록 길어지게) 소량씩 긁어나가는 느낌으로 잘라주면 끝. 그리고 거울을 보면 자연스레 광대가 승천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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