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은 요즘 국립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던 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퇴단 후 대학 전임 교수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었고, 연극과 뮤지컬 무대의 배우로 또 다른 도약에 성공했다. 대중에게 발레를 알리는 활동에도 열심이다. 발레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 ‘발레교습소 백조클럽’의 예술감독을 맡아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무대에 오르고, 공연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관객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 퇴단 후에도 김주원의 발레 인생에 브레이크 타임은 없었다. 정신적, 육체적 소모에서 오는 결핍과 스트레스는 매 순간을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으로 임하는 마인드 컨트롤, 휴식에 초점을 맞춘 라이프스타일로 극복하고 내면부터 가꿔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겉으로 배어난다는 철학을 굳게 믿고 있다. 김주원이 20년 넘게 하고 있고, 그 결과를 자신의 몸을 통해 확인시키기에 더 신뢰가 가는 그녀의 뷰티 루틴을 소개한다.

KBS ‘발레교습소 백조클럽’에서 예술감독을 맡아 발레에 도전하는 스타들을 이끄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처음엔 발레가 가볍게 다뤄질까 봐 걱정했어요. 그렇게 되면 제가 할 역할이 없기도 하고요. 그런데 출연자분들이 모두 발레를 예술로서 사랑하고 진지하게 임해주셔서 좋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어요. 발레를 향한 진심이 느껴지거든요. 연극과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발레리나로 무대에 설 때와는 다른 느낌일 것 같아요 뮤지컬이나 오페라 같은 경우는 대부분 춤을 추기 때문에 괜찮았는데, 연극은 발레리나 김주원이 아닌 배우 김주원으로 무대에 서야 했죠. 그동안 몸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해온 터라 대사를 해야 한다는 게 어색해서 입을 열기가 부끄러울 정도였어요. 근데 익숙해지니까 재미있고 편해지더라고요. 제가 함께해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작품이 있거나 제가 배울 수 있는 무대가 있다면 또 도전해보고 싶어요.

국립발레단 퇴단 후 더 바빠진 것 같아요

국립발레단에 있을 땐 정말 연습하고 춤만 추면 됐는데 퇴단 후 제 역할이 많아졌어요. 학교에서 강의도 해야 하고 공연도 계속하고 있고 방송 스케줄도 있고요.

빠듯한 스케줄에도 매일 빼먹지 않고 하는 뷰티 루틴이 있나요

매일 아침저녁으로 30분씩 반신욕을 해요. 10년도 더 된 오랜 습관이죠. 제가 목이랑 척추가 좀 약해서 아침에 일어날 때 담이 잘 걸리거든요. 아침엔 무조건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근육을 좀 풀고 밤에는 연습이 끝났으니까 근육을 좀 풀고 그렇게 하루에 두 번씩 해요. 체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의 물에 들어가야 혈액 순환에도 좋고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 들어서 따끈한 목욕물을 좋아해요.

요즘은 입욕제도 다양하게 나오잖아요

맞아요. 기분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다른 입욕제를 사용해요. 어릴 때 발레 선생님께 배운 팁인데요. 정종을 넣으면 향이 좋고 알코올 성분 때문에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돼요. 요즘도 아주 피곤한 날엔 정종을 이용해요. 겨울엔 아로마 오일을 10방울 정도 넣은 물에 담그는 것도 보디 피부를 촉촉하게 가꾸는 방법이죠.

맑고 탄력 있는 피부의 비결인 것 같네요

노폐물 배출도 잘되고 혈액 순환도 잘되니까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굳이 비결을 찾자면 발레를 꾸준히 한 게 더 도움이 됐을 거예요. 항상 몸에 긴장감을 유지하고 근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보디 피부에 탄력이 생기는 게 얼굴까지 영향을 주는 거죠. 얼굴이나 몸이나 피부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취미로 발레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피부 탄력에도 도움이 되는군요

발레는 다이어트에 정말 효과적이에요. 발레를 하다 부상을 당하면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넘게 쉬는 경우도 있어요. 발레가 섬세한 운동이라 회복한다고 해도 바로 복귀할 순 없어요. 복귀하기 전에 수영, 헬스, 필라테스, 요가 등으로 몸을 푸는 과정이 필요하죠. 하지만 발레를 쉬는 동안 붙은 살을 가장 확실하게 빼주는 운동은 발레예요. 일주일만 해도 3~4kg가 빠지죠. 발바닥 안에 있는 근육, 손근육, 갈비뼈에 붙은 근육까지 다 써야 하거든요. 옷태도 좋아져요. 눌려 있던 척추를 위로 뽑아내니까 자세가 예뻐지고 목선, 어깨선이 가늘어지는 효과가 있죠.

발레 말고 다른 운동도 하나요

재활 운동도 하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남산을 2시간씩 걸어요. 탁 트인 야외에서 좋아하는 클래식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일은 운동을 넘어 최고의 힐링 시간이기도 해요.

스케줄이 없을 땐 주로 무얼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발레리나의 삶은 긴장의 연속이에요. 긴장을 풀면 다치기 쉽거든요. 쉴 땐 휴식에 모든 걸 맞춘 미니멀 라이프를 즐기죠.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요. 요즘처럼 일도 많고 삶이 무미건조하다 싶을 때 책이나 영화를 더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다시 태어나도 우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는데 눈물도 나고 여러 가지 생각
이 들었어요. 제 인생 영화죠.

어려 보이는 피부 역시 미니멀한 스킨케어의 산물인가요

사실 귀찮은 걸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피부에 투자할 여유가 있으면 저는 오히려 재활 치료나 운동에 집중하는 편이죠. 스킨케어는 정말 최소한만 해요. 제 피부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바르는 편이죠. 미스트 타입의 에센스를 뿌리고 건조하지 않게 안티에이징 크림 하나를 넉넉히 바르는 게 끝이에요. 집에 커피 머신을 3대나 둘 만큼 커피 마니아였는데 2년 전부터는 커피를 끊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있어요. 피부에 무얼 바르느냐도 중요하지만 몸이 건강하면 피부는 절로 좋아지겠죠.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게 저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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