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참 매력 있어.”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 매력. ‘매력 있다’는 칭찬이 기분 좋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봤다. 아마도 이미 정형화된 기준이 존재하는 ‘예쁘다’는 말보다, 내가 가진 고유의 특성을 존중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 아닐까? 그러나 꽤 오랜 시간 우리는 ‘매력적이다’라는 말을 ‘예쁘지 않다’라는 말의 동의어로 받아들여야 했다. 미디어는 눈망울이 크지 않거나, 이목구비가 또렷하지 않은 여자 연예인에게만 ‘여신’ 대신 ‘매력적인’이라는 표현을 뭉뚱그려 사용했고, 독보적인 몸매와 마스크를 지닌 국내 톱 모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에서나 인기 있는 여성’ 취급받는 걸 익숙하게 봐왔으며, 김연아는 ‘동양적인 미인’이라는 별개의 카테고리로 취급받았으니까. (심지어 우리는 동양인인데도!) 다행히 똑똑한 우리는 금세 알아차렸다. 사회가 부여한 ‘예쁘다’는 서구적인, 혹은 남성 중심의 시각에서 바라본 미디어의 기준에 여성의 외모가 부합할 때 허용되는 단어이며, 세상에는 다채로운 매력과 개성을 지닌 근사한 여성들이 잔뜩 존재한다는 걸 말이다. 쎄씨홈페이지에서 매력에 관해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또렷이 드러난다. 설문조사에 응한 3백60명 중 86%(3백11명)가 ‘매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에 동의하며,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외적인 매력, 즉 외모(32%)보다는 내적인 매력(58%)을 택하겠다는 답변이 월등히 높았다. 이유도 명확했다. 매력적인 내면은 결국 자연스레 밖으로 드러나니까, 아무리 예뻐도 인간적인 매력이 없으면 사람들과 관계가 유지되지 않으니까, 내적 매력은 쉽게 갖기 어려우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드러나는 가치니까… 다양한 답변이 줄을 이었다. 물론 외적 매력과 내적 매력은 반드시 상반되는 개념은 아니다. 우리는 외적으로도 매력적인 동시에, 내적으로도 매력적일 수도 있다. 다만 지금 이야기하는 ‘매력’의 기준이 사회가 내세운 전형적인 미의 기준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는 것. 덕분에 이전과는 다른 가치에서 누군가의 매력을 찾고,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이건 충분히 고무적인 신호다.

 

 

예쁘지 않아서 더 좋아

확실한 스타일과 주관을 갖고 살아가는 매력 만점의 아이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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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나도 나래 바에 가보고 싶어!” 지금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한 박나래의 ‘나래 바’가 처음 세상에 공개됐을 때, 주변 사람들이 이구동성 외쳤다. 이 말의 근간에는 ‘박나래와 있으면 즐거울 것 같아’라는 호감이 자리한다. 드물게 작은 키, 감추지 않는 아랫배와 팔뚝 살, 거침없는 표현과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그맨으로서의 열정. 이 모든 것이 뒤섞여 박나래라는 전무후무 아이콘이 탄생했다(얼마 전에는 책 <웰컴 나래바!>까지 펴냈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적 약점을 개의치 않는 극강의 패셔니스타이기도 하다. 박나래의 스타일이 항상 과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라면 tvN ‘짠내투어’ 속 그녀를 보길. 여행지의 TPO에 ‘딱 맞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녀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박나래가 독보적인 지점이 또 하나 있다면 파격적이고 과감한 행보에도 불구, 이성애자 여성으로서 자신이 매력 있음을 확신하고, 자연스러운 섹스 어필을 멈추지 않는다는 거다. 이토록 당당한 그녀 앞에서 ‘너 그러다 시집 못 가’ 같은 협박 같은 조언은 시들시들 힘을 잃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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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랜드 주이

걸 그룹 센터는 가장 예쁜 멤버가 차지한다는 것이 아이돌 세계의 암묵적 룰. 그리고 주이는 모모랜드에서 가장 예쁜 멤버는 아니다. 오히려 ‘셀기꾼’이라는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던 주이가 드디어 홈런을 날렸다. 지난 10월 공개된 주이의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CF6종을 모아둔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6백만 회를 기록했고, 가장 만만치 않은 예능으로 알려진 ‘라디오스타’의 송년특집에서도 주이의 존재감은 또렷했다. 새하얀 피부와 잘 어울리는 컬러풀한 양갈래 머리, 그리고 넘쳐나는 흥.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주이가 된 데에는 본인의 노력이 존재한다. 다른 멤버를 찍는 직캠, 잠시 스쳐가는 음악 방송 클로징 무대에서도 도통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트로피카나 CF를 촬영하게 된 데에도 ‘무한도전-무도썸머페스티벌’에서 보여준 격렬한 댄스 덕이었으니까. ‘흥부자’와 ‘과즙상’, 지금은 주이를 위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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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셜리

국내에 1985년에 첫 방영된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의 주제가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로 시작한다. 다짜고짜 예쁘지 않다는 말로 시작하다니 너무하다 싶지만, 상관없다. 우리가 앤을 사랑한 이유는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럽기’ 때문이니까. 불우하다면 불우한 환경에도 밝고 긍정적인 상상력을 잃지 않는 수다쟁이 소녀. 내가 예쁘지 않다는 걸 막연히 느끼고 있던 여자애들에게 앤은 다정한 위로였다. 총 8부인 몽고메리의 장대한 소설에서 앤은 길버트와 결혼을 하고 늙어간다. 그러나 우리는 앤을 10대 초반의 소녀로 기억한다.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드라마 ‘앤’ 시즌 1은 현실적인 묘사로 방영 후 ‘#notmyanne’ 해시태그가 해외에서 번지기도 했지만, 앤이 씩씩하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제부터 발견할 일이 많다는 건 멋진 일이에요. 내일을 미리 안다면 시시하지 않겠어요?”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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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유튜브 조회수 4백60만 뷰 수를 돌파한 예지의 ‘Drink I’m Sippin On’에서 6백 개 넘는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다음과 같다. “When you find out the shy quiet Asian girl is really a trap queen by night(수줍은 많은 아시아 여자애가 밤에는 진짜 트랩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예지는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과 상관없이 어울리는 옷을 입고, 스웨그 넘치게 움직인다. 아시아 태생 아티스트들이 소속된 미국 ‘88Rising’의 크루 중 한 명인 예지가 얼마 전 한국을 찾았을 때 섰던 무대들? 무라 마사의 내한공연을 비롯해 클럽 핸즈, 케익숍 콘트라에서 공연을 마쳤고, 공연 당일 예지를 보러 모여든 사람들로 홍대와 이태원은 터져나갔다.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심지어 그걸 잘해내고 있는 예지는 여러 모로 새롭고 놀라운 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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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 수현

버스 건너편 좌석에 앉은 좋아하는 남자애를 힐끗거리며 배시시 웃고, 사진을 몰래 찍으려다가 셀피를 찍는 척하고… 수줍게 짝사랑하는 소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담아낸 악동뮤지션, ‘200%’의 M/V 속 수현은 사랑스럽다. 그녀가 뛰어난 보컬이라는 것 역시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 오빠 찬혁의 입대를 전후로 수현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여름 개설한 구독자 63만 명의 뷰티 유튜브 채널 ‘Mochi Peach’는 그 행보 중 하나. 채널 이름처럼 ‘모찌’ 피부를 가진 수현은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법을 아는, 꾸미기 좋아하는 소녀다. 갖가지 아이 메이크업 방법을 보다 보면 어느 날 수현이 쌍꺼풀 수술이라도 한다면 조금, 아니 많이 아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 물론 그 또한 수현의 선택이라면 존중합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보여지는 게 중요한 세상에서 자신의 확고한 주관을 갖고 걸어가는 세 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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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타

타투이스트 푼타는 여성 타투이스트들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펠리스 잉크의 시작이 됐다. 그의 새해 소망은 좀 더 많은 여성이 타투를 받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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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이스트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

미술 전공이다 보니 관련해 다양한 것을 배웠다. 타투 역시 동네 타투숍에서 가벼운 맘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책임지고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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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부모님께는 내 직업을 털어놓는 데 조금 더 시간이 걸리긴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직업에 대한 편견보다는 사람 몸에 흔적을 남기는 작업을 내가 계속할 수 있을까가 더 푼타고민이었다. 한국에서는 타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연령에 따른 격차가 크다 보니 수요 자체가 많지 않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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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스 잉크의 시작

일 년 전쯤 SNS를 통해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여성 타투이스트에게 같이 작업실을 쓰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세 명이 모였다. 국내 타투 문화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 의미 있는 걸 해봐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지금의 ‘퀴어 프렌들리 페미니스트 타투이스트’라는 팀의 정체성을 갖게 됐다. 현재 6~7명 정도가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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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의식을 느꼈나?

제대로 법제화되지 않다 보니 배우는 과정이 중구난방인 것, 소위 ‘조폭 문화’에서 비롯한 과시적 타투 문화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여성 타투어(타투를 한 여성)를 향한 인식이 불합리한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도 이태원·홍대 지역만 벗어나도 여성은 타투를 드러내는 데 위협을 느끼며, 인터넷 상에 여성 타투어에 대한 성희롱이나 모욕, 안 좋은 시선 역시 매우 빈번하게 존재한다. 구글에 여성, 타투를 함께 검색하면 알 거다. 여성 타투이스트한테 성희롱 카톡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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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프렌들리’와 ‘페미니스트’라는 그룹의 정체성을 내세우기로 결심한 이유는 뭘까?

손님들에게 일종의 ‘안전지대’라는 표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손님들에게 굳이 우리를 찾는 이유를 물으면 페미니스트 레터링을 하고 싶은데 다른 숍에 갔다가 이상한 취급을 받을까 봐 걱정됐다는 사람, 탈의의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던 사람, 불쾌한 질문을 받을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특히 퀴어들은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상처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여자분인데 왜 이렇게 머리를 짧게 자르세요?’ 같은 것. 이런 것에서 안전하다고 보장해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펠리스 잉크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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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중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존재하나?

분명히 있는 것 같다. 여성의 경우에는 잘 안 보이는 곳에, 작게 해달라는 주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 관해 유의미한 통계를 만들고 싶어서 설문조사를 할 계획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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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이지만 타투 스타일은 각자 다를 것 같다

최근엔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멤버 중 누군가는 귀여운 캐릭터 작업을 하고, 어떤 사람은 컬러 작업에 강하다. 나는 라인 워크 쪽을 주로 하는 편인데 개인 작업과는 별개로 레터링이나 페미니스트나 퀴어 관련 심벌, 혹은 레터링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가격을 할인해준다거나 하는 식의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더 많은 여성이 타투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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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작업은?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세미콜론 타투는 내가 자주 하는 작업 중 하나다. 정신질환이나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과 연대한다는 의미로 해외에서 시작된 운동이다. 나 역시 현재 치료받는 중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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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스 잉크의 초기와 지금을 비교해 변화를 느끼나? 처음에는 정말 함께 작업할 사람과, 작업할 곳이 필요해 시작한 일이었다. 마초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타투에서 여성 타투이스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렇게 꾸준히 하다 보니 지금은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들, 우리를 찾아오는 손님이 늘어났다. 지금은 90% 이상이 여성 혹은 퀴어인데, 이런 공간이 있어 너무 좋다는 이야기가 우리에겐 매우 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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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대하는 것

어느 분야에나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꾸 이야기를 하면서 분명히 달라지는 게 있다. 지난 일 년 동안 펠리스 잉크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그런 변화와 힘을 더 느끼기도 했다. 올해 멤버 모두가 함께 사용할 작업실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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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쁨

인스타 팔로어 17.9k. 졔쁨은 “체형과 상관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옷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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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스타일을 찾은 건 언제인가?

체격이 있다 보니 ‘밝은 옷을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인다’는 말을 항상 들었다. 검은색 후드 티에 바지만 입다가 성인이 되면서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용기를 내어 원피스를 샀다. 거울 속 나를 보는데 훨씬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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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데일리 룩을 올린 계기는? 나 같은 몸매를 가진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을 감추지 않아도 되고, 이런 옷도 어울릴 수 있다는 걸. 다양한 스타일을 존중하자는 취지의 트위터 해시태그 운동 ‘#이렇게입으면기분이조크든요’에 참여했을 때도 스타일보다는 체형 때문에 더 주목받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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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차림을 바라보는 주변 시선이 걱정스럽지는 않나?

지금도 외출 전에 고민한다. 하지만 그럴 때는 나를 보고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치마를 사 입었다는 사람,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쳤을 뿐인데 ‘너무 예쁘다’고 말해주는 사람 등을 생각하며 힘을 얻는다. 나를 아래위로 훑는 시선은 물론 불쾌하지만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다소 자조적인 표현이지만 스스로 ‘관종’이라고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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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반응이 있다면? ‘너 그렇게 입으면 남자에게 인기 없어’ 같은 말. ‘남심저격 메이크업’ 같은 표현도 싫다. 물론 스타일을 정하는 데 이성의 호불호가 중요한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내 차림 때문에 나를 일본인으로 착각한 한국 남성이 지나가다 불쾌한 말을 할 때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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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원피스 구매 이후 한 번 더 용기를 낸 경험이 있다면?

블로그 마켓을 시작한 것. 지금 의류 시장은 77 사이즈 이상의 사람들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 같다. ‘살 빼면 입어야지’라는 말을 모두가 일상적으로 하는 상황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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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생각하는 말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것. 사람들의 평가는 언제나 따라다니게 마련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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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미

자기와 꼭 닮은 중성적 매력의 소품과 가구를 만드는 소목장세미의 대표 유혜미는 6년 차 목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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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목수라고 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용달 아저씨들의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아가씨가 목수야?’ ‘아가씨가 다 만들었다고?’ 같은 반응부터, 혼자 물건을 옮기고 있으면 ‘남자친구 없냐’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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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가 확실히 내 직업이라고 느낀 순간

작업의 모든 순간이 기분 좋다. 만들고 나면 항상 내가 갖고 싶어져 문제다.(웃음) 내가 만든 가구로 쇼룸을 채운 지금의 삶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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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목수라고 하면 흔히 육체적으로 힘들 것을 걱정한다.

딱 하나, 나무를 드는 건 어렵다. 그런데 공장형 목재 규격 자체가 성인 남성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힘이 부족한 내 잘못이 아니더라. 지금은 미리 잘라서 가져온다든지 나름 노하우가 생겼다. 남자 동료와 함께 일하는 지금도 힘 쓰는 일은 되도록 같이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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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에 도전하는데 여성 스스로 위축되는 면도 있다.

이건 확실하다. 힘으로 드는 것 빼고 목공은 전혀 힘으로 하는 게 없다는 것! 기술이 더 중요하고, 도구의 힘을 빌려 해결되는 것도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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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남자인가?

그렇다. 자재를 사러 가도 처음에는 나를 ‘귀찮은 사람’ 정도로 생각한다. 남자 목수는 초보여도 이런 일은 겪지는 않는 것 같다. 초기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대처 방법도 알고, 좋은 거래처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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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작업

간결하고, 필요 이상의 것이 없는 일본 가구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 가구는 대부분 크고 묵직한데 1인 가구, 특히 자주 이사를 하는 원룸족이 많아진 우리 세대에는 맞지 않는다. 여성도 충분히 들고 옮길 수 있는 가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용성, 독보적인 디자인 철학, 그리고 딱 필요한 만큼의 디자인 요소를 넣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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