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htb 천안공장은 지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 국내에 전례가 없고 유일무이한 ‘당시럽공장’을 만들어, 짧은 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만들었다. 환경 친화적 비즈니스 모델을 영위하는 해태htb 당시럽 공장 구성원들은 달콤한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코카콜라’를 마시면 상쾌하고 행복한 기분이 든다. 여러 원료의 순기능이 빚어낸 효과다. 무엇보다 설탕의 역할이 지대하다. 인간의 뇌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설탕은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뇌를 깨운다.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행복감을 전하는 역할도 설탕이 한다. 과도한 섭취만 주의한다면 설탕은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존재라는 말씀.
해태htb 당시럽공장은 액체 형태의 설탕(당시럽)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고, 해외에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 그런데 왜 액상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천안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느낀 첫인상을 ‘청결’과 ‘안전’이었다. 하지만 취재 후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공장 곳곳에 밴 구성원들의 ‘소금기 가득한 노력’이었다.

지극히 험난했던 사업화의 시작
“해태htb 당시럽공장의 시작은 코카콜라음료의 스터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좋은 원료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내부적인 조달 방법을 고민했었거든요. 워낙 방대한 프로젝트라 당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2014년, 해태htb의 사업 활성화 차원에서 설탕 생산을 해보자고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죠.”
액당생산팀 이형진 팀장이 회고한 당시럽공장 준공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2014년 2월, 해태htb 천안공장은 내부 인력만으로 설탕 제조 설비 구축에 도전했다. 그들은 내부 스터디를 진행해 관련 이론들을 탐독했고, 천안공장이 보유한 기술과 노하우를 조합하면 불가능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이후 코카콜라음료와 해태htb 조직에서 전문 인력들이 충원돼 TF팀을 꾸리고, 힘차게 사업화의 닻을 올렸다.
그러나 설탕 제조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던 탓에 시행착오가 이어졌다. 음료와 설탕의 생산 과정은 달라도 너무 다른 메커니즘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냉철한 진단 결과에 따라 설비의 추가 제작과 재배치, 추가 교육 및 리엔지니어링 등을 진행했고, 서서히 현재의 당시럽공장 윤곽을 만들 수 있었다.

No.1을 향하는 Only 1
설탕을 생산하는 공장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무수히 많다. 그러나 당시럽만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곳은 국내에서 천안공장이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이러한 특이점이 가진 의미를 알려면 일반 설탕과 당시럽 제조공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1차 가공한 사탕수수 원당을 수입해 정제당을 만든다. 원당의 불순물을 씻고(‘세당’), 물에 녹여 불순물을 걸러내(‘정제’), 정제된 당액으로 결정을 만든다(‘결정화’). 여기가 끝이 아니다. 결정과 모액을 나누는 ‘분리’, 결정을 분말로 만드는 ‘건조’, 상품화를 위한 ‘포장’ 등 6개 과정을 거쳐야 우리가 사용하는 분말형태의 설탕이 된다.
공정 중 ‘분리’ 과정은 효율을 위해 남은 당밀을 재결정화하고, 분리하는 작업을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된다. 그런데 해태htb 당시럽공장은 결정화 이후 모든 공정이 불필요하다.
“다른 제당사들은 정제 효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결정화 과정에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저희는 액체상태에서 깨끗하게 정제하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효율과 청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기 위해 저희는 일반 제당사와 달리 IER(Ion-Exchange Resin, 이온교환수지) 공정을 대폭 강화하였습니다.” 

당시럽이라는 친환경 공정

해태htb 당시럽공장에서 액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세당 : 내부 공정을 통해 만든 당액에 원당을 섞어 가열한 후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려 이물질을 제거한다. 이를 다시 뜨거운 물에 녹여 당액을 만든 후 정제공정으로 보낸다. ▲정제 : 당액에 포함된 컬러물질 등을 흡착한 후 필터링하면 1차 정제된 당액이 완성된다. ▲파이널 정제 : 1차 정제된 당액에 잔존하는 컬러 물질과 전기 전도 물질을 최종 정제하는 공정으로, 다섯 개의 타워를 거치며 중복 처리되어 깨끗하게 정제된 당시럽이 최종 생산된다. 분말 제당사들은 마지막 결정화 공정이 있어, 본 공정은 약식으로 진행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당시럽 제조 공정이 분말 제당 공정과 비교해 무엇이 유리할까? 가장 주목할 점은 생산공장과 음료회사 모두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말 제당사의 결정화 공정은 물을 증발시키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에너지의 추가 소모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당시럽 제조 공정은 이 과정이 없어 친환경적이다. 또한, 음료 제조 시 일반 설탕을 사용하면 스팀을 가해 녹이고 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시럽을 사용할 경우 이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 따라서 음료회사의 에너지와 물도 절약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딛고 일궈낸 성공

액당생산팀은 당시럽공장을 서둘러 가동하기보다는 생산 효율을 높이는 데 방점을 찍었었다. 물론 무에서 유를 만든 자신들의 결과물을 얼른 확인하고 싶었지만, 국내 유일의 당시럽 전용 공장이라는 성공사례를 올곧게 쓰기 위해 정비와 수정을 거듭했다.
그러던 2016년 6월 1일, 마침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그해 말에는 코카콜라음료 제품에 대한 적응력 테스트를 순조롭게 통과했고, 이에 따라 이듬해 3월부터는 코카콜라음료에도 당시럽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당시럽 생산량은 가동 초기의 예상을 가뿐히 뛰어넘어,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8,000톤, 2017년 8만 1,000톤, 올해 예상 생산량은 11만 7,000톤에 달한다. 이러한 놀라움의 이면에는 효율을 위해 정비와 수정을 거듭했던 그때의 수고로움이 녹아 있다.
제조원가율과 Capa 등 다른 지표도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 1/4분기 제조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가까이 개선되었다. 지표 개선은 안정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형진 팀장을 비롯한 액당생산팀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새 길을 열다​

액당생산팀은 누구보다 어려운 길을 걸어왔지만, 무사히 목표한 지점에 닿아 자신감에 차 있다. 그들은 설비가 시간당 한계생산량에 따라 설계됐지만, 아이디어를 찾아 혁신하면 생산량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이형진 팀장은 연간 20만 톤 이상의 생산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이곳에서 생산한 당시럽은 전량 자체 소비했었다. 하지만 생산 효율이 빠르게 증대됐고, 추가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여 사업화의 기회가 생겼다. 시장 환경도 해태htb에 순조롭게 펼쳐지고 있다.

“저희가 생산하는 당시럽은 제품의 우수성은 물론 원가절감, 에너지 절약 등 여러 편익이 발생해 시장 관심이 뜨겁습니다. 해외에서도 공장을 견학하고 싶다는 요청이 빈번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 있는 자만이 언제나 새 길을 열고, 우물쭈물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만 있을 뿐이다. 당시럽 전용 공장이라는 선례가 없던 사업에 과감히 뛰어든 액당생산팀. 그들은 혁신의 아이디어로 길을 밝히고, 소금기 가득한 노력으로 길을 만든 참 달콤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