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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이자 라이벌 든든하거나 유쾌하거나

작성일 2018.05.02


모녀이자 라이벌 든든하거나 유쾌하거나


 


모녀라기보다는 터울이 좀 나는 자매 같았다. 서로의 촬영 장면을 보며 짓궂게 놀리는 모습은 영락없이 자매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깊어지면서 두 사람은 모녀도 자매도 아닌 오휘&후 매장의 선후배이자 선의의 라이벌로 변했다.


 


엄마처럼 멋지게
이정분 매니저는 인생의 반을 ‘오휘’, ‘후’와 동고동락하였다. 스물한 살에 입사해 어느덧 불혹이 되었으니, 브랜드 가치의 성장만큼 그녀도 거듭 성장하였다. 이정분 매니저에게 ‘오휘’, ‘후’ 는 친구이자, 삶이다.
황현정 BA(Beauty Advisor)는 인형보다 화장품을 먼저 손에 잡았다. 엄마의 화장품이 둘도 없는 장난감이었다. 크레파스 대신 립스틱으로 색칠을 했고, 화장품을 매만지며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대를 이어 전해진 엄마의 멋쟁이 유전자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막연히 엄마 일을 부러워했던 딸은 고등학생 때 진로를 정했다. 그렇게 ‘오휘’&후와 함께한 지 1년, 황현정 BA는 조금씩 일의 재미를 느끼는 요즘이다.“처음에는 힘들다는 하소연을 종종 했는데, 요즘은 매출 증가라든가 자랑을 많이 해요. 또, 가끔 전화를 해서 우리 매장 매출 순위가 하락했다는 둥 자극을 하기도 합니다.”
“같은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다 보니 묘한 라이벌 의식같은 게 생겨요. 18년차인 엄마에 비하면 아직 턱없는 경력이지만, 우리 매장보다 엄마 매장 매출이 더 높으면 질투가 나기도 하거든요. 엄마가 스물여섯에 매니저가 됐다고 하니, 저는 더 빨리 되고 싶어요.”이 얘기를 듣자 이정분 매니저가 딸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이들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쫄깃하였다.


 


둘이 함께 찬란히
자신의 일과 직장을 자식에게 추천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고객 응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서 있는 시간도 많아 몸도 힘들다. 하지만 ‘후’, ‘오휘’와 함께 성장한 이정분 매니저는 일에 대한 만족감과 프라이드가 높았기에 기꺼이 딸에게 자신의 일을 추천하였다. 어쩌면 우리회사 최초의 모녀 BA가 아닐까 싶다.
그녀는 여성이 가진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 BA라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외모와 언변 등 자기관리를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다른 매장 직원들이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을 해요. 우리회사 BA들은 일을 하면 할수록 더 예뻐진다고요. 꾸준히 관리하고, 가꾸기 때문이지요.”
이정분 매니저는 화장품에 관심 많고, 꾸미기 좋아하던 딸에게 BA는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이듯, 중요한 것은 딸의 의중이다. 딸은 자신의 학창시절, 엄마의 모습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출근하는 엄마 모습이 늘 즐거워 보였어요. 친구처럼 편한 매장 동료들이 있고, 밑반찬까지 챙겨주시는 살뜰한 고객도 있다며 늘 자랑하셨거든요.”
그렇게 황현정 BA는 운명처럼 엄마의 길을 따랐다. 하지만 아직 신입이기에 순조로울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때마다 이정분 매니저는 엄마로서 딸의 편이 돼주고, 선배로서 쓴 소리한다.
2년 차에 접어든 황현정 BA는 엄마의 조언을 주춧돌 삼아 일의 재미를 알아가는 중이다. 물론 아직은 엄마의 말이 잔소리로 들릴 때가 더 많다. 하지만 그녀는 안다. 딸의 미래를 생각하는 엄마이자, 같은 일을 하는 선배의 쓴 소리가 머잖아 성장에 자양분이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는 자기 딸에게도 같은 길을 추천하는 날이 어쩌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오래오래 엄마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나중에 매니저 회의도 같이 참석하고 싶고요 한 20년은 동료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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