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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머징마켓, 인도 소비재 시장을 가다

작성일 2018.08.28


1.우리나라의 옛 구멍가게를 연상시키는 인도의 영세 소매점. 2.자이살메르(Jaisalmer) 성(城)에서 바라본 시가지 모습. 3.영화 <김종욱 찾기>에 나오는 인도 북서부 조드푸르(Jodhpur) 시내. 4.‘바람의 궁전’이라는 뜻의 하와마할(Hawa Mahal). 인도 서부지역패션의 메카인 자이푸르(Jaipur)에 위치해 있다. 5.인도의 옛 수도인 콜카타(Kolkata)의 야시장 풍경. 


13억 인구와 급속한 경제성장, 그리고 높은 성장 잠재력… 지금 세계는 서아시아의 맹주로 거듭난 인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뉴이머징마켓’이라는 수식어를 새롭게 단 곳 역시 인도이지요. 하지만 인도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나라입니다. 저는 인도와 우리나라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을지 궁금했고, 더불어 한정된 국내 시장을 극복하는 대안의 하나로 인도 시장을 확인해 보고자 지난해 ‘콜럼버스 프로젝트’에 승선하였습니다. 저의 프로젝트 주제는 ‘인도 소비재 시장 탐방’입니다.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땅
인도 도착 당시의 첫 느낌은 당혹감과 막막함이었습니다. 입국수속에만 세 시간이 넘게 걸릴정도로 혼잡과 무질서의 천국이었거든요. 천신만고 끝에 공항을 빠져나가자 이번엔 뿌연 대기가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한국의 미세먼지는 양반이었습니다.
다행히 숙소를 뉴델리 남부 신도시에 잡아 생활에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다만 매일 숙소 문을 나설 때,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강제 시청해야 했어요. 원숭이가 거리를 뛰어다니고, 도심 한복판에 소떼와 양떼가 유유히 몰려다녔거든요. 제가 접한 인도는 자연과 인간,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큰 국토와 많은 인구 탓인지 중앙정부의 통제력은 약해 보였습니다. 또 지역색과 폐쇄성이 강한 까닭에 유통과 물류 환경이 좋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지난 20년간 MNC들은 미개척 시장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앞 다퉈 인도 시장에 진입하였습니다.


 


점방부터 아마존닷컴까지
1980년대 우리나라 시골에 흔하던 ‘점방’을 기억하시나요? 델리, 뭄바이 등 제가 탐방한 인도 곳곳에는 아직도 점방 같은 재래식 상점이 즐비했습니다. 최근 모바일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아마존(amazon.com), 플립카트(Flipkart.com)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다양한 유통채널도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더라고요. 또한 인도의 경제 발전과 맞물려 화장품 및 이미용 시장도 급성장 중이며, 도심에서는 네일숍이나 피부관리실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현지인의 인지도는 기대만큼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LG전자나 현대자동차 등이 인도에서 높은 시장점유율과 브랜드 가치를 얻어, ‘made in Korea’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더라고요.더욱 고무적인 것은 최근 한국산 화장품과 의료기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인도 최대 명절인 ‘디왈리(Diwali)’ 기간, 온라인마켓에서 ‘K-뷰티전’이 열릴 정도로 K-뷰티에 대한 인도인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이제 막 열리는 기회의 땅
특히 한국식 방판사업이 최근 인도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해 놀라움을 주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 방판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한 후 생긴 건데요, 방판의 호조는 인도 사회에서 강하게 작동하는 카스트(caste) 제도와 무관치 않아 보였습니다. 인도인들은 계급과 계층에 따라 커뮤니티를 이뤄 생활하는데, 거기에서 기회를 발굴한 방판기업들이 생활잡화와 건기식 등을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인도 소비재 산업은 내수 시장 규모에 비해 발전 속도가 매우 더뎠습니다. 따라서 인도는 소비재에 강한 우리회사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또한 인도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8위 시장으로 올라서며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조사기관들은 2017년 135억 8,000만 달러(약 15조 원)이던 인도 화장품 시장이 2025년까지 2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저는 콜럼버스 프로젝트에서 우리회사의 인도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MNC들이 우리회사보다 먼저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고는 하나 확산 속도가 빠르지 않고, 화장품·생활용품·건기식 등 우리의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소비재를 중심으로 기회가 열리고 있었거든요.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우리회사의 장점을 다시금 발견하고, 의지를 북돋는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인도 하늘에 우리회사의 깃발이 펄럭일 그 날을 꿈꾸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제게 좋은 기회를 나눠주신 우리회사와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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