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memories

여름의 기억, 너와 나의 이야기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는 여름날이 좋은 건 계절을 사랑하게 만드는 도시, 물건, 영화, 음악 그리고 추억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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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내게 방콕은 일종의 도피처다. 늘 여름인 그곳의 열기는 몇 번을 다녀왔어도 또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낡은 차, 거리에 널린 아트워크들, 청명한 빛으로 기억되는 해변과 수영장, 괜찮은 음악과 사람들이 가득한 바. 모든 것이 즐거운 여름날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박시열_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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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램섀클 쇼룸... 올해 여름은 이곳에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액세서리 브랜드 램섀클의 쇼룸이 7월 정식 오픈하기 때문. 램섀클은 인디언 부족 문화와 예술품을 모티프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브랜드인 만큼 쇼룸도 그와 어울리게 셀프 인테리어 했다. 힌트는 ‘서울의 아프리카’. 유연재·안다정_ 액세서리 브랜드 램섀클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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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 of Notes ‘More Than Paradise’...
여름이면 어김없이 이 노랠 찾아 듣는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보컬도 좋고 제목처럼 파라다이스를 머릿속에 그리게 된달까. 매미 소리가 울려퍼지는 여름날의 오후,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시원한 진저에일 혹은 맥주와 함께하는 밤 산책, 바다를 떠올리며 여행을 계획하는 일. 이렇게나 여름다운 상상을 할 때 늘 이 노래를 들었다. 김건욱_여성 의류 브랜드 KKW 오너

 

 

호수공원을 사랑해... 자랑을 좀 해볼까? 나는 호수공원이 보이는 집에 살고 있다. 아침이면 반려견 퍼플과 함께 평범한 산책을 한다. 공원 속으로 들어가 걸을 때면 행복감이 마치 발작처럼 찾아온다. 퍼플의 꼬리가 살랑이는 걸 보면 녀석도 기분이 좋아 보인다. 이 기쁨을 우리는 매일 아침과 저녁 두 번씩 누린다. 밤 산책에는 풀과 나무 냄새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우리는 호수를 따라 한 바퀴 돌며 공원의 사계절을 지켜본다. 5월의 장미공원 꽃 축제가 끝날 즈음이면 여름의 활기가 공원으로 모여든다. 호수공원의 축제가 시작된 거다. 날 좋은 주말이면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을 호수공원의 주인마냥 뿌듯하게 구경한다. 그들은 버드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고, 누워서 책을 보고, 낮잠을 잔다. 아이들은 공놀이를 하다 지나가는 강아지들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비가 오는 공원은 더 좋다. 리트리버종인 퍼플이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고 흠뻑 젖은 잔디에 몸을 구르며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비오는 날 공원의 풀과 나무 향을 알게 됐다. 비 갠 풀숲 사이로 빛이 새어들거나 호수 위에 반사돼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여름의 지겨운 더위에 관대함을 느낀다. 알다시피 공원이 깨끗하고 밝은 것만은 아니다. 유독 여름이면 잔디 사이로 지나는 이름 모를 벌레들, 발목을 간질거리는 개미들, 우거진 나무 사이 날파리 무리가 고통스럽다. 공원 곁에 살다 보니 징그러운 벌레 덕에 풀이 자라고, 꽃이 피고,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준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을 온전히 이해하게 됐다. 김보라_ 패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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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성... 봄·가을·겨울에도 서핑을 하지만 여름엔 더 자주 한다. 나는 서핑을 할 때 강원도 고성의 천진해변이나 송지호해변을 찾는다. 서핑을 마치고 동네 산책을 할 때면 <기쿠지로의 여름>이 떠오를 만큼 한적하고 예쁜 마을이란 걸 다시 깨닫는다. 채영석_ rinse&co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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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해변 서핑숍 ‘아이서프’... 아이서프에서는 언제든 적당한 온도의 바다에 보드를 들고 뛰어들 수 있다는 생각이 그간 썩었던 정신을 치료한다. 서핑보다 ‘인스타그래머’를 위한 서핑 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름이 여기 있다. ‘진짜 서퍼들’이 모여서 노는 곳. 손이용_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레빗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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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슬픔마저 찬란하게 빛나던 여름의 첫사랑을 어찌 잊을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사랑 이야기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생각만으로 아려오는 두 남자의 사랑을 제대로 곱씹으려면 영화 속 날씨처럼 화창한 여름을 만나야 할 것 같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운 여름을 기다리는 명분은 이 영화 한 편으로 충분하다. 채소라_ <맥스무비> 에디터

 

 

미얀마처럼 호흡하라... 바쁘다. 그다지 대단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하루는 너무 짧다. 일상은 도무지 끝나지 않는 일과 이리저리 얽혀 있는 관계들, 그 와중에 사수해야 할 사회적 자존감으로 피곤하다. 어쩌면 평화롭게 숨 쉬는 호흡법을 잊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즈음 떠난 미얀마 여행. 고온다습한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나라인 만큼 이색적인 매력이 끝없이 쏟아지는 곳이다. 세계 3대 불교 유적지와 신비로운 고대 도시로도 유명하지만 적도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한낮엔 정수리에 꽂히는 짜릿한 태양의 맛을 보기에도 충분하다. 이열치열이 제대로 통하는 곳!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렀다. 다른 생각은 할 여유도 없다. 그러나 이곳 사람들의 표정에 짜증이 없다. 땀이 범벅인데도 뜨거운 바닥을 맨발로 다니며 넓은 사원 둘레를 돌아 열렬히 기도한다. 황금빛 찬란한 사원들은 뜨거운 태양을 받아 더 열정적으로 기도에 귀 기울이고, 수천 년 된 사원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살아서 볼 수 있다는 자체가 감동이다. 양곤에서 바간까지 버스로 열 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사람들은 불만이 없다. 비행기를 타면 되는 길을 일부러 느리게 간다. 이런 삶의 태도는 혜호에서도 볼 수 있다. 호수 위의 상인들은 시간을 고스란히 물결 위로 옮겨놓는다. 조급할 것이 없어 평화로워 보였다. 이곳 사람들은 무척 상냥하다. 사람들은 언제나 미소로 마주보고, 모든 것에 여유로웠다. 올여름 뜨거운 내면을 만나볼 수 있는 곳에서 호흡해보는 건 어떨까. 느릿해도 기쁘고, 가진 것에 오롯이 감사할 줄 아는 미얀마의 숨결처럼. 변지영_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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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피스틸’... 8월생이라 그런지 여름이면 생체 배터리가 200% 충전된다. 클럽 피스틸에서의 여름밤이라면 내 넘치는 에너지를 소진시키기 충분하다. 즐거운 여름날의 기억 중 대부분이 파티였다. 진토닉에 오이 가니시가 있는 클럽 중 하나라는 점도 피스틸의 큰 매력이다. 클로젯_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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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냉라멘 ‘히야시 츄카’... 뉴욕에서 20대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덥고 짜증나는 뉴욕의 여름을 구원해준 건 히야시 츄카라는 일본식 냉라멘이다. 고명에 따라 다양한 식감과 단맛, 신맛, 짠맛 등 다채로운 맛은 물론 시원함까지 느낄 수 있다. 정재석_ 코워킹 스페이스 Willoughby 대표

 

 

코창에서 만난 여름... 지난달에 나는 마침 맑은 날을 골라 태국 코창(Ko Chang)에 다녀왔다. 가방엔 커다랗고 무겁지만 보드라운 비치타월과 새까맣게 태워도 내 피부를 보호해줄 선탠 오일과 로션이 있었다. 아무튼 겉멋만 들어서는. 여름을 좋아하냐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답한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팔목이든 종아리든 살이 좀 보이게 입었을 때 좋은 기억이 더 많다. 그렇다면 나는 여름에 더 방방 뛰는 사람인가. 그보단 이 뜨거운 계절만의 생기와 물기를 늘 그리워하는 게 더 정확하다. 내가 코창 여행을 선택한 건 거기가 다른 휴양지에 비해 비교적 한적하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유럽 사람들은 코창을 ‘청춘들의 고독한 휴식처’라고 부른다. 코창이 조용한 섬인 건 교통이 불편하다는 이유가 크다. 어느 나라에서든 비행기를 최소 두 번, 배를 한 번 타야 그 섬에 도착할 수 있다. 인천공항에선 코창까지 얼추 9시간 걸렸다. 그동안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론리 비치는 이름처럼 고독할까, 섬 중앙의 폭포는 대체로 깊어서 운이 좋아야 들어갈 수 있다던데, 어쨌거나 몇 시간 뒤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그대로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다니. 이렇게 기분 좋은 상상만 골라서 했다. 그렇게 도착한 코창은 생각만큼 기이하고 목가적인 섬이었다. 제주도의 4분의 1 크기의 산호초 섬. 코창에도 해변마다 어느 휴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세련된’ 리조트가 있었지만 코코넛 나무들 틈에 숨은 방갈로가 더 코창답게 공생하는 것 같았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론리비치로 달려가 누웠다. 해변에 사람은 몇 없었고, 동양인은 나 하나였다. 머리맡 모래에 맥주 한 병을 꽂아두었다. 고개를 드니 청록색 하늘이 부드럽게 주황색과 섞이며 보라색까지 촘촘히 쌓이다 어두워지는 황혼이 보였다. 동시에 파도가 모래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콧잔등을 스친 바람은 산뜻하게 건조했다. 아직은 바람이 쌀쌀한 봄의 서울에서 그리던 본격적인 여름을 만난 기분이랄까. 지친 맘으로 떠나온 여행은 아니었지만, 코창의 따뜻한 볕이 마음까지 들이쳤고 어떤 위로가 되었다. 양보연_ 프리랜스 에디터

 

 

bonjour, paris

여전히 낭만 그 자체인 파리에서 담아온 여름 추억들 포토그래퍼 리에와 모델이자 미닛뮤트 디자이너인 수린 그리고 그녀들의 뮤즈 모델 문규가 파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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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자마자 테라스에 나가 천천히 파리의 아침을 눈으로 담았다.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을 눈으로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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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네프의 연인>을 보고 항상 마음속에 그리던 장소였다. 영화 속에 나오는 다리 밑에 앉아 마시던 와인 맛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의 대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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튈르리 정원에서 스쳐간 모든 사람은 시선에서 자유로웠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햇빛 아래 잔디에 누워 느긋하게 시간이 흘러가는 걸 기다리는 파리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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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지 않고 잔디에 누워 잠을 청하거나 친구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기 좋아한다. 가장 아끼는 풍경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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