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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창립 70주년 기념 특별기고 제2편, 여심을 사로잡은 화장품 한 통

작성일 2017.06.27


럭키크림과 모델


1940년대 말 고가의 수입품 외에는 변변한 크림 하나 없던 시절, ‘럭키크림’은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드봉’, ‘이자녹스’ 등 여러 제품으로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LG의 화장품은 이제 최고급 궁중화장품 ‘후(后)’를 통해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LG 화장품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을 살펴본다.


 


‘럭키크림’과 LG의 탄생
1947년 정월 어느 날 아침. 부산 서대신동 연암 자택 마당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화장품제조 기술자 김준환이 크림 생산 준비로 분주했기 때문이다. 연암과 가족들은 기대와 불안감이 섞인 얼굴로 복잡한 제조 공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향긋한 크림이 대량으로 쏟아지자 모두들 환호성을 지르며 발을 굴렀다.
연암은 모두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크림이 되라는 의미에서 이 화장품 이름을 ‘럭키크림(Lucky Cream)’으로 정하고, 우리말로는 즐거울 락(樂), 기쁠 희(喜)의 ‘락희’라고 쓰기로 했다. 이후 연암은 ‘락희(樂喜)화학공업사’를 설립해 화장품 제조·판매에 나섰다.



LG의 역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럭키크림’은 시장점유율 50%를 넘기며 부동의 1위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남이 하지 않는 일, 남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해 거둔 값진 성공이었다. 하지만, 여러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장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돼 높은 세금이 붙었다. 이에 락희화학은 플라스틱 및 화학 사업에 전념한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1954년 화장품 사업에서 철수하였다.


 


‘드봉’과 함께 온 제2의 도약
1970년대 말 구자경 회장은 다시 한번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결심으로 제품 기획과 개발에 착수했다. 1984년에는 충북 청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공장을 건설하고, 첫 제품으로 ‘드봉’을 세상에 선보였다.
유럽풍의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춘 ‘드봉’은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판매 방식도 당시 관행이던 방문판매 대신 백화점과 화장품 전문매장에서 파는 파격을 택했다. 또, 당대 최고 여배우 소피 마르소를 모델로 기용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초등학생들까지 소피 마르소를 흉내 내고 다닐 정도로 사람들의 뇌리에 ‘드봉’은 깊이 각인됐다.
또, 1995년 선보인 국내 최초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이자녹스’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메가브랜드로 급성장했고, 1996년 출시한 ‘라끄베르’는 “라끄베르와 상의하세요!”라는 명카피와 함께 빠르게 고객 속으로 스며들었다. ‘럭키크림’에 이은 LG 화장품 사업 제2의 전성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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