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요?” 캡리더 선정 소식을 듣고 반문하며 “엉엉” 울었다고 했다. 더페이스샵 리퀴드 파운데이션 M /S를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났을 수도,복직 후 처음 맡은 제품이라 더 애틋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보다도 자식 같은 제품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컸다.

컴퍼니미팅이 열린 4월 26일 아침, 화장대 앞에 앉은 이재연 ABM은 기분이 묘했다. 품평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르고 지우던 그 제품이 아니던가. 가장 예뻐보이기 위해 제품을 다시 집어 든 그 순간이 참 낯설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재연 ABM은 그 아침, 조용히 읊조렸다. ‘잘 자라줘서 고마워, 잉크래스팅!’ 그녀는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슬림핏’을 키운 엄마다

이재연 ABM의 등판 -------------- 쿠션 파운데이션이 여성들의 필수 뷰티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편의성과 기능성을 앞세운 쿠션 파운데이션은 소비자들의 열광을 껴안으며 지난 몇 년간 열풍의 주연이었다. 더페이스샵의 쿠션은 1년 넘게 브랜드숍 1위를 지키며, 강력히 시장을 지배하였다. 업계에서는 이제 곧 쿠션이 리퀴드 타입을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하지만 더페이스샵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더페이스샵은 차별화된 기능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조용히 다음 트렌드를 준비하며 시장 지배력을 잇고자 했다.
그러던 2017년 1월, 이재연 ABM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하였다.
“복직하고 새롭게 맡은 업무는 제품 기획 업무였습니다. 국내외 메가 트렌드를 분석하는 무척 전문적이고 세련된 업무였지요. 하지만 2~3개월이 지나자 몸이 슬슬 가렵더라고요.”
가려움의 원인은 그녀 말처럼 그녀의 천성이 마케터라 그렇다. 2011년 마케터로 입사한 그녀는 언제나 필드에 있었고, 영업·생산·연구소를 오가며 바쁜 일상을 살았다.
“마케터들은 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는 일이 많아요. 하지만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낸 순간의 그 짜릿함은 모든 고단함을 상쇄시키고도 남죠.”근질근질함이 최고조로 달하던 2017년 3월 말, 이재연 ABM과 김희선 상무는 이런 대화를 나눴다. “ABM님, 워밍업 다 되셨나요?” “물론입니다. 상무님!”

괴물 신인의 등장 -------------- 이재연 ABM이 TFS. 메이크업으로 합류할 당시, 리퀴드 파운데이션 개발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욱 중요하다. 고객과 소구할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 가장 큰 일이 남았다. 그게 마케터의 본분이기도 하다.
“제품 기획 업무를 하며 접한 메가 트렌드를 제품에 모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지속력과 커버력 높은 제형으로 구현하고,용기 디자인도 고급스럽게 차별화했죠. 또 ‘잉크래스팅’이라는 컨셉을 떠올려 제품에 엣지를 더했습니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제품력은 자신 있었다. 아티스트들과 품평을 할 때마다 확신은 더욱 커졌다. 이재연 ABM은 보다 많은 고객들이 제품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컬러 쉐이드를 다섯 호수로 확장하는 묘수를 냈다.
컴퍼니미팅이 열린 4월 26일 아침, 화장대 앞에 앉은 이재연 ABM은 기분이 묘했다. 품평을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르고 지우던 그 제품이 아니던가. 가장 예뻐 보이기 위해 제품을 다시 집어 든 그 순간이 참 낯설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재연 ABM은 그 아침, 조용히 읊조렸다. ‘잘 자라줘서 고마워, 잉크래스팅!’ 그녀는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슬림핏’을 키운 엄마다.  

“브랜드숍의 핵심 가치는 가성비잖아요. 양질의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사는 게 소비자의 본질이고요.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은 가성비와 트렌드는 물론 고급스러움까지 담은 제품입니다.”
5월 출시 후 슬슬 입소문 나기 시작한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은 10~20대를 매장으로 불러들였고, 9월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기 시작하였다. 그즈음 한 매체는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며 잉크래스팅 성장에 힘을 보탰다. ‘팔방미인 토종 브랜드, 美·日·佛 제품에 완승’. 여기서 토종 브랜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슬림핏’. 잉크래스팅은 작년 추석 연휴에만 1만 개가 넘게 팔리며 ‘괴물 신인’으로 부상하였다.

마케터 마음, 엄마 마음 -------------- 이재연 ABM은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두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했다. 첫 번째는 마케터가 된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를 낳은 것이라고 전했다.
“애정을 가지고 조금 더 깊게 들어가니 제품의 갈 길이 보이고, 그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알겠더라고요. 마케터는 아이를 대하듯 사랑과 믿음으로 우리 제품을 키우는 엄마였어요.”
이재연 ABM은 최근 팩트 용기로 새옷을 입힌 ‘잉크래스팅 파운데이션 투고’를 선보여 잉크래스팅의 성장을 돕고 있다. 또한 그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제로핏 프라이머’라는 둘째도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다음에 또 그녀가 엉엉 운다면, 아마도 둘째 때문이겠다